『유진과 유진』은 이름만 같을 뿐,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치원 시절 동일한 사건, 즉 유치원 원장에게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유진은 중학교 2학년이 되어 같은 반이 된다. 한 명은 그 기억을 잊은 채 모범생으로 성장했고, 또 한 명은 기억을 품고 살아가며 그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는다. 작가는 이 사건 이후 두 가정의 대처 방식의 차이가 한 아이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단순히 피해의 고발이 아닌, 상처의 치유와 이해, 그리고 연대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1.기억은 억압될 수 없다
작은 유진은 부모의 강요로 그 아픈 기억을 ‘없던 일’로 지우며 자라왔다. 그녀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해 보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이름 모를 공허함과 불안이 들끓는다. 큰 유진과 다시 만난 후, 억눌렸던 기억들이 서서히 떠오르며 그녀는 혼란과 분노에 휩싸인다. 결국 억눌린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든 표면 위로 떠오르게 되어 있고, 이는 억지로 봉인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억을 지우는 대신 인정하고, 상처를 함께 꺼내어 바라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회복의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독자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2.진짜 치유는 사랑과 수용에서 시작된다
두 유진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것은 가족의 반응이 아이의 회복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가다. 큰 유진은 엄마의 조건 없는 사랑과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로 인해 비교적 밝게 성장한다. 반면 작은 유진은 “다 잊어버려”라는 말에 갇힌 채, 상처를 혼자 삼켜야 했고, 결국 방황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작가는 독자에게 말한다. 상처 입은 아이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것, 그리고 그 상처를 함께 짊어지는 어른의 존재야말로 아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발판이라고.
3.성장의 끝에 기다리는 건 ‘내 편’
작은 유진이 결국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고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던 건, 큰 유진과 친구 소라라는 ‘내 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의 존재는 부모가 줄 수 없는 따뜻함과 용기를 선물한다. 그들 앞에서만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는 안도감이 그녀를 변화시킨다. 작가는 말없이 서로를 지지하는 이 관계를 통해, 진정한 우정의 의미와 회복의 힘을 함께 전하고 있다. 고통을 혼자 이겨내는 것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것이 더 큰 용기를 만들어 준다는 진리를 조용히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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