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일을 미리 알게 된다면 정말 행복해질까?
중학교 3학년 재승은 도서관 창고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중 이상한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젖지 않는 검은 표지의 책. 특이하게도 오늘 날짜가 적힌 페이지만 하얗고, 나머지는 모두 시커멓습니다. 책 속에는 단 한 줄의 질문과 'YES' 또는 'NO'로 대답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재승은 이 책에 '블랙북'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블랙북은 놀랍게도 내일의 일을 정확히 예측해 줍니다. 처음엔 가벼운 호기심으로 사소한 질문들을 던지던 재승은 점차 반 친구들의 사소한 내일을 예측해 주며 ‘정도령’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됩니다. 친구들이 늘어나고 일상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재승의 마음은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단지 내일을 아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특히 친구 소진이의 팔에 드러나는 멍 자국은 블랙북의 대답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블랙북이 진짜로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변화라는 걸 깨닫게 되죠.
2. 블랙북이 알려주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오늘의 용기'
‘미래를 안다면 행복할까?’라는 단순한 전제에서 시작한 『블랙북』은 예상보다 훨씬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재승은 블랙북을 통해 처음으로 타인의 마음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모둠을 이루어 단편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진정한 우정을 배워갑니다. 평소 조용하고 혼자였던 재승은 소진, 유주, 회장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친구들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특히, 소진이 겪는 가정폭력의 현실을 알게 되면서, 재승은 블랙북으로는 바꿀 수 없는 일들 앞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년의 성장기라기보다, 우리가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그리고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블랙북이 가르쳐준 건 내일의 정답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히 대하는 태도와 그 안에서 생겨나는 용기였습니다.
3. 특별한 책이 만든 평범한 아이의 비범한 변화
『블랙북』은 판타지 설정을 빌려오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실에 발 딛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내일을 알 수 있다는 신비로운 책을 통해 한 소년이 겪는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선택’과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재승은 블랙북을 처음엔 장난처럼 사용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던지는 질문 하나가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결국 그는 블랙북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과 감정에 따라 행동합니다. 더 이상 미래에 묻지 않아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 것이죠. 블랙북은 단순한 판타지 소품이 아닌,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이 작품은 예측 불가능한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변화는 외부가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된다’는 잔잔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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