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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기억과 성장, 미래를 잠수하다

by 책갈피 요정 2025. 5. 13.

다이브

2057년, 물에 잠긴 서울 – 『다이브』의 디스토피아적 배경

『다이브』의 배경은 2057년, 기후 위기로 인해 지구의 얼음이 모두 녹아 대부분의 지역이 바다에 잠긴 미래의 서울입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서울에서 사람들은 높은 산과 일부 고지대를 찾아 올라가 생존을 이어갑니다. 주인공 선율은 노고산에 사는 ‘물꾼’으로, 물에 잠긴 도시 속을 잠수해 과거의 유물이나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건져 올리며 살아갑니다. 물속은 더 이상 과거의 추억이 담긴 장소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자원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2. 기계인간 수호, 기억의 조각을 찾아서

선율이 깊은 물속에서 건져 올린 건 오래된 가전제품도, 값비싼 골동품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처럼 생긴 기계, 더 정확히 말하면 과거 인간이었던 존재의 기억을 담고 다시 태어난 기계인간 ‘수호’였습니다. 수호는 외형만큼은 완벽한 인간과 다르지 않지만, 본질은 인공지능과 금속의 조합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분명한 기억과 감정이 살아 있었습니다. 자신이 과거 인간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기억이 2038년에서 끊겨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부터 수호는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왜 4년의 기억이 공백으로 남았는지를 알고 싶어 했고, 그 진실을 찾기 위해 선율에게 손을 내밉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과거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재확인하려는 몸부림입니다. 과연 자신은 그저 기억을 담은 기계일 뿐인지, 아니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감정을 이어받은 또 다른 삶의 주체인지. 수호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존재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싶어 했습니다.

작가는 수호의 여정을 통해 '기억'이라는 주제를 아주 섬세하게 다뤄냅니다. 기억이 존재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몸은 달라도 기억이 살아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같은 사람일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독자에게 단순한 SF적 호기심을 넘어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안겨줍니다. 기술이 인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대에,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으로 결정되는지를 다시 묻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2.기계인간 수호, 기억의 조각을 찾아서

선율이 물속에서 건져낸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인간의 기억을 이식한 기계인간 ‘수호’입니다. 기계로 다시 태어난 수호는 자신이 2038년까지의 기억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공백의 4년을 찾아달라고 선율에게 요청합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탐험을 넘어 수호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는 시간입니다. 인간이 아닌 몸으로 존재하게 된 수호는 기쁨도, 고통도, 존재의 이유도 이전과는 달라졌습니다. 작가는 기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다움과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3.‘착한 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다이브』에서 인상 깊은 점은 수호와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입니다. 부모의 뜻에 따라 아픈 몸을 버리고 기계로 다시 태어난 수호는, 기대와는 다르게 '이상적인 딸'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늘 웃고 착하고 반항하지 않는 아이를 원했지만, 수호는 방황하고, 생각하며, 질문하는 존재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부모 자식의 갈등을 넘어,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반항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작가는 “한결같은 아이”라는 비현실적인 바람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인간은 변화하고 성장하며 때론 아파야 한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말해줍니다.

4.기계보다 사람, 기억보다 감정

『다이브』는 기계와 인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채, 결국 중요한 건 ‘함께 살아가는 감정’임을 강조합니다. 수호가 기억을 되찾아갈수록 드러나는 것은 과거의 상처, 인간관계의 갈등, 그리고 치유의 필요성입니다. “기억은 잊는 것이 아니라, 마주 보되 고통스럽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문장은 이 소설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기계처럼 완벽할 수는 없지만, 불완전함 속에서 서로를 이해해가며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가 이 디스토피아적 설정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미래 사회에서도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