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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추천도서26

[열다섯에 곰이라니] 사춘기를 동물화로 그려낸 독창적 성장 소설 1. 갑작스러운 ‘변신’이 던지는 질문『열다섯에 곰이라니』는 사춘기를 맞이한 청소년들이 동물로 ‘변신’하는 이색적인 설정을 통해 정체성과 자아의 혼란, 그리고 성장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주인공 태웅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곰이 되어 있었고, 가족마저도 처음에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 황당한 사건은 태웅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각기 다른 동물로 변해버린 아이들은 격리시설에 수용되거나, 가족과 분리되고, 정체 모를 사회적 시선과 마주하며 자신의 존재를 시험받는다. 그러나 이야기의 본질은 ‘동물화’라는 기발한 장치를 통해 청소년기 특유의 감정과 고민을 더욱 깊고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곰이 되어버린 태웅.. 2025. 5. 14.
[완득이] 한 주먹의 진심으로 세상을 부딪다 1. 현실의 벽 앞에 선 소년『완득이』는 서울 변두리 옥탑방에서 살아가는 열일곱 소년 완득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이며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방치된 존재다. 아버지는 왜소증 장애인이고, 어머니는 베트남 출신으로 오래전 집을 떠났다. 완득이는 공부에는 관심 없고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삶에 뜻밖의 균열을 만든 인물이 담임선생 ‘똥주’다. 처음에는 재수 없는 존재로만 보였던 똥주는, 외면했던 어머니의 존재를 알려주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완득이』는 이렇게 한국 사회의 음지에 놓인 청소년을 현실적으로 조명하며, 독자에게 ‘우리는 이들을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2. 입체적 캐릭터와 속도감 .. 2025. 5. 14.
[종의 기원] 사이코패스의 탄생을 목격하다 1. 악의 탄생,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종의 기원』은 평범한 청년으로 보였던 ‘한유진’이라는 인물이 살인자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 즉 ‘악’의 본질을 파고든다. 주인공 유진은 어느 날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깨어나 자신이 어머니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직면한다. 그는 기억을 되짚어가며 자신 안에 자리 잡은 정체불명의 공허와 폭력성을 탐색한다. 작품은 유진이 가진 반사회적 성향,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는 병리적 특성을 통해 악이 어떻게 인간 안에서 발화하고 확산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작가는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 이론을 인용하며, 악은 특별한 누군가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을 수 있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이로써 악은 단순히 외부에서 .. 2025. 5. 14.
[회색 인간] 인간다움을 지켜낸 단 하나의 이야기 1. 예술이 금지된 사회, 인간다움을 되묻다김동식의 단편 「회색 인간」은 극한의 생존 상황 속에서 인간성과 예술의 가치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야기는 어느 날 만 명의 지상인이 땅속 세계로 끌려가며 시작된다. 그들은 땅을 파야만 다시 지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조건 아래, 감정도 대화도 없이 그저 곡괭이질만 반복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얼굴과 마음은 회색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그 고요한 절망 속에서도 노래를 부르는 여자, 벽에 그림을 그리는 남자, 이야기하는 청년이 등장하며 변화가 시작된다. 이들의 등장은 회색빛 사회에 작지만 강렬한 균열을 만든다. 그저 살아남기 위한 노동만이 인정되는 공간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쓸모없는 행.. 2025. 5. 13.
[땀 흘리는 소설] 일과 삶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다 1. N포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땀 흘리는 소설』은 오늘날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언니와 과외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동생, 인터넷 방송으로 돈을 버는 전 직장 동료를 이해하지 못하는 청년, 카드회사 콜센터 직원이 겪는 감정노동의 피로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직업을 선택할 자유조차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며, 자존감마저 위태롭게 된다. 특히 서유미의 『저건 사람도 아니다』에서 일과 육아 사이에서 로봇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비정한 현실을 잘 드러낸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현실적 어려움을 담아내어, 독자들이 공감하며 고민하게 만든다.2. 노동의 가치와 현실 사이의 .. 2025. 5. 13.
[리와인드 베이커리] 리뷰 - 시간을 되돌리는 쿠키 한 조각 🍪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순간으로『리와인드 베이커리』는 한 달에 단 하루만 문을 여는 신비로운 베이커리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한별이는 첫사랑 성건이를 짝사랑하다가 그가 ‘몰카범’이라는 충격적인 소문과 함께 전학을 가게 되자 큰 혼란에 빠집니다. 누군가를 믿고 좋아한다는 건 생각보다 더 복잡한 감정을 수반합니다. 그런 와중에 한별이는 우연히 시간 쿠키를 얻게 되고,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가 진실을 확인할 기회를 갖게 되죠. 소문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 그 용기가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을 자주 떠올리죠. 이 작품은 그 상상을 다정하고도 뭉클하게 풀어낸 성장 소설입니다.🕰️ 시간 쿠키로도 바꿀 수 없는 것들시간을 되돌릴.. 2025. 5. 13.